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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농업

한 손만으로도 재배 가능한 모듈형 플랜터와 이를 활용한 작업치료 사례

by 나쓰45 2025. 7. 14.

1. 제한된 손 기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재배 솔루션

사람은 손을 통해 세상과 접촉하고, 일상 대부분의 활동을 손으로 해결한다. 그러나 뇌졸중 후유증, 사고로 인한 신경손상, 선천적 편마비 등으로 손 기능이 제한된 사람들은 그동안 원예활동이나 식물 돌봄과 같은 치료적 활동에서 자연스럽게 소외되어 왔다. 사실 식물을 키우는 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정서 치유, 그리고 신체 기능 회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효과를 주는 중요한 작업치료 기법이다. 그렇지만 기존의 플랜터(화분)나 재배 시스템은 두 손을 사용해 흙을 담거나 물을 주는 과정이 당연하게 설계되어 있어, 한 손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손만으로도 재배가 가능한 모듈형 플랜터를 개발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식물을 돌보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러한 플랜터는 사용자의 손 기능에 맞춘 맞춤형 재배 솔루션으로서, 작업치료 현장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2. 한 손 사용자를 위한 모듈형 플랜터의 특수 설계

이 모듈형 플랜터는 무엇보다 한 손으로도 모든 과정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설계되었다. 먼저 무게가 가볍고, 단단히 고정되도록 하단에 흡착 패드를 부착해 한 손으로 만져도 움직이지 않도록 했다. 물을 주거나 식물을 정리할 때 플랜터가 흔들리지 않아 사용자가 손의 힘을 온전히 돌봄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흙 대신 물과 영양액을 사용하는 수경재배 방식을 도입해, 흙을 한 손으로 퍼 담거나 갈아엎는 어려움을 제거했다. 스포이드나 작은 컵을 한 손에 쥐고 물을 넣는 동작만으로도 충분히 재배가 가능하다. 플랜터의 위쪽은 넓고 낮은 구조로 설계돼 손을 넣어 잎을 정리하거나 뿌리를 살피는 데 무리가 없으며, 자동 급수 및 LED 조명 기능을 연동해 한 손만 사용하는 사람도 물 주기나 빛 관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런 구조적 특징은 물리적 장벽을 크게 낮춰, 한 손 기능만 가진 사용자도 자연스럽게 식물 돌봄에 참여하도록 돕는다.

한 손만으로도 재배 가능한 모듈형 플랜터와 이를 활용한 작업치료 사례

3. 한 손만으로 재배 가능한 플랜터를 활용한 작업치료 프로그램

이 모듈형 플랜터를 활용한 작업치료는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관찰과 호흡 단계다. 사용자는 플랜터 속 식물이 물결치는 모습과 뿌리의 움직임을 가만히 바라보며, 치료사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는다. 이 과정은 뇌의 과도한 각성을 낮추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심리적 긴장을 완화한다. 둘째, 소근육 및 집중 훈련 단계다. 사용자는 한 손으로 스포이드를 잡고 물을 천천히 떨어뜨리거나 잎에 묻은 작은 이물질을 닦아내는 활동을 한다. 이러한 섬세한 손끝 동작은 뇌의 운동영역과 감각영역을 동시에 자극해, 특히 편측 마비 환자의 남은 손 기능을 유지·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기록과 공유 단계다. 오늘 물을 준 시간과 식물 상태를 간단히 메모하거나, 사진을 찍어 치료사와 함께 확인하면서 내가 돌본 식물이 이렇게 자라고 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 이러한 반복은 환자가 자신의 신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삶에 대한 통제감을 조금씩 되찾게 한다.

 

4. 실제 작업치료 사례에서 나타난 긍정적 변화

실제 재활병원과 복지관에서 한 손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 플랜터를 활용한 작업치료 프로그램을 시행했을 때,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뇌졸중 편마비 환자는 프로그램 초기에는 한 손으로 뭘 할 수 있겠냐며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3주 후에는 스스로 스포이드를 들어 물을 주며 손에 힘이 더 잘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상성 뇌손상 환자는 잎을 만지며 손끝 감각이 살아나는 느낌을 표현했고, 물을 줄 때마다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이런 신체적·심리적 변화는 단순히 근력과 협응력 향상을 넘어, “내가 돌본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회복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치료사들 역시 플랜터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어서 편마비 환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꾸 물을 주러 와 보려는 행동이 자연스러운 재활운동을 유도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결국 한 손 기능만 가진 환자가 스스로를 무력한 사람이 아니라 여전히 돌볼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귀중한 계기가 되었다.

 

5.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

앞으로는 이 모듈형 플랜터를 IoT와 연동해, 물과 영양액 농도를 자동 감지하고 LED 조명을 시간대에 맞춰 조절해주는 스마트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손 기능이 더욱 제한적인 사람도 부담 없이 꾸준히 식물 돌봄을 지속할 수 있다. 또한 지역 재활센터나 복지관에서 표준화된 프로그램으로 이 플랜터를 도입해 더 많은 한 손 사용자들이 경험하도록 한다면, 그 효과는 신체 기능 유지뿐 아니라 사회적 참여와 정서적 회복으로도 확대될 것이다. 더 나아가 가정에서도 간단히 사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키트를 제공해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면, 환자가 사회 속에서 더욱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며 삶을 긍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결국 한 손만으로도 재배 가능한 모듈형 플랜터는 단순한 재배도구를 넘어, 몸과 마음이 다친 사람들에게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귀중한 치료 자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