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할 수 있다’는 감정, 그 작은 시작이 스마트팜에서 피어나다
요양원에 머무는 많은 어르신들은 오랜 시간 동안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환경은 신체적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정작 어르신들의 정신적 건강과 자존감 회복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반복되는 일상, 역할 상실감, 사회적 단절은 자존감을 점차 침식시키며, 그로 인해 우울감, 무기력감, 심지어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심리적 회복이 중요한 요양원 환경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팜을 통한 원예 활동이다. 기존의 단순한 식물 돌봄 활동을 넘어, IC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팜은 어르신들이 보다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서적 재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요양원에 스마트팜이 도입되었을 때 어르신들의 자존감 회복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 가능성과 사회적 의미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스마트팜 참여로 시작된 일상의 작은 기적
서울의 한 노인요양원에서는 2024년 스마트팜 기반의 실내 원예 활동을 시범 도입하였다. 초기 참여자였던 80대 어르신 박모 씨는 파킨슨병과 관절염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큰 제약을 받고 있었다. 자녀들과의 연락도 뜸해지고, 본인 스스로 “쓸모없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심한 자존감 저하를 겪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간호사의 권유로 스마트팜 온실 공간에 발을 들이게 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자동 조명과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재배대 덕분에 그는 혼자서도 식물에게 물을 주고 손질하는 일이 가능했다. 2주 후, 그가 정성껏 키운 상추를 요양원 식탁에 올리게 되었고, 그날 그는 자랑스럽게 “이건 내가 키운 거야”라고 말했다. 주변 어르신들과 직원들도 박씨의 변화를 실감했고, 그는 다시 활발하게 대화에 참여하며 밝은 표정을 되찾았다. 이처럼 스마트팜은 어르신들에게 작은 역할을 부여하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3. 자존감 회복은 곧 인지 기능 유지로 이어진다
스마트팜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각이다. 이는 단순한 정서 회복을 넘어서, 인지 기능 유지 및 향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김모 어르신은 스마트팜 재배 기록지를 스스로 작성하고, 날짜별로 작물 상태를 체크하면서 기억력과 집중력을 자연스럽게 훈련할 수 있었다. 스마트팜은 일정한 작업 루틴과 시각적 자극을 제공하여, 어르신들이 지루하지 않게 정기적인 인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또한 조도, 온습도 변화에 따른 작물 상태를 관찰하며 원인을 스스로 파악해보는 과정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 문제 해결 능력 자극에도 긍정적이었다. 실제로 이 요양원의 사례를 분석한 지역 복지센터 관계자는 “스마트팜 도입 후, 참여 어르신들의 MMSE(간이정신상태검사) 점수가 눈에 띄게 향상되었고, 무기력감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스마트팜이 자존감 회복뿐 아니라 인지 건강 유지의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4. 스마트팜은 어르신들 간의 ‘소통’을 회복시킨다
요양원이라는 공간은 어르신들에게 안전한 보호처가 되지만, 때로는 사회적 단절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새로운 관계 형성이 어려워지고, 공통된 이야깃거리가 사라지면서 어르신들 간에도 거리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마트팜 활동을 통해 “오늘 물은 누가 줬는지”, “내가 키운 작물은 어떤지”에 대한 대화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관계의 회복이 시작된다. 실제로 대구의 한 요양원 스마트팜 프로그램에서는 어르신들이 소규모 팀으로 작물을 관리하게 하여 협동과 공동의 목표 달성 경험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대화와 미소, 상호 격려가 오가며, 자연스럽게 사회적 자존감 회복으로 연결되었다. 이전에는 말수가 거의 없었던 90대 어르신 이모 씨는 “이제는 같이 물 주는 할머니랑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스마트팜은 단순히 식물을 키우는 공간을 넘어, 사람 간 정서적 연결을 되살리는 치유 플랫폼이 되고 있었다.
5. 스마트팜이 가져올 요양원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
요양원에 스마트팜이 도입된다는 것은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니다. 그것은 어르신들에게 다시금 **삶의 능동적인 주체로서 역할을 부여하는 ‘복지의 혁신’**이다. 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는 지금, 요양원은 점점 더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그 안에서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 스마트팜은 여기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기술의 도움으로 신체적 제약을 극복하고, 감각적 자극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며, 정서 회복과 자존감 향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스마트팜 도입을 지원하는 복지 정책이 마련된다면, 전국 요양원에 스마트팜이 확산되어 치유와 회복이 일상화된 복지 공간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요양원에 스마트팜이 있다는 말은,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어르신들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곳”이라는 새로운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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